면역력

반려동물과 면역력의 상관관계, 아이에게 좋은 영향일까?

orame-news 2025. 7. 17. 07:00

반려동물과 면역력의 상관관계, 아이에게 좋은 영향일까?

반려동물이 아이의 면역력 형성에 미치는 영향

현대 사회에서 알레르기 질환, 아토피, 천식 등의 면역 질환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반려동물과 함께 자란 아이들이 면역력 측면에서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는 '위생 가설(hygiene hypothesis)'에 기반한 설명으로, 아이가 너무 깨끗한 환경에만 노출되면 오히려 면역 체계의 적절한 훈련 기회를 놓쳐 면역 질환이 쉽게 발생한다는 이론입니다.

실제로 캐나다 앨버타대학교 연구팀은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에서 자란 신생아의 장 내 미생물 다양성이 증가했다는 결과를 발표했으며, 이는 알레르기 및 비만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는 장내 환경이 면역력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한 일본 후쿠시마의대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자란 유아의 식품 알레르기 발생률이 최대 90%까지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위생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반려견을 통해 다양한 박테리아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며 면역 체계가 조절되고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임신부터 시작되는 면역력 강화: 태아기의 환경 노출이 중요한 이유

반려동물과의 교감은 아이가 태어난 후에만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임신 중 산모가 반려동물과 함께 지낼 경우 태아의 면역력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심리적 안정감 때문만이 아니라, 실제로 산모의 미생물 환경이 변화함으로써 태아의 장내 유익균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미생물 저널인 Microbiome에 실린 연구에서는 임신 중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들의 장내 세균군이 훨씬 더 다양하고 건강한 상태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은 모유 수유 여부, 제왕절개 등과 관계없이 알레르기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생후 몇 개월 내에 발생할 수 있는 천식, 습진 등의 발병률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마이크로바이옴 전이’라는 메커니즘으로 설명됩니다. 즉, 반려동물의 피부, 입, 발 등을 통해 들어오는 미세한 미생물이 산모의 환경에 영향을 주고, 이는 다시 태아의 면역 발달 과정에도 개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개나 고양이는 실외 활동이 많고 다양한 미생물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들이 가져오는 세균 중 일부는 해롭지 않으며 오히려 아이의 면역 체계 발달에 크게 기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임신부의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줄어들고 옥시토신 분비가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정서적 안정이 향상되고, 이는 면역계와도 밀접한 연관을 갖게 됩니다. 즉, 면역력은 단순히 신체적인 세균 노출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이라는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 복합적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다차원적인 효과는 단순히 반려동물과의 생활을 넘어서, 임신이라는 민감한 시기에도 건강한 면역력 기반을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정서 발달과 면역력 간의 상관관계

아이의 면역력을 논할 때 신체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정서와 심리적 안정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특히 성장기 아이가 반려동물과 꾸준한 교감을 하게 되면 책임감과 공감 능력이 자라고, 이는 정서적 안정감으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신경·면역계 기능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미국 NIH(국립보건원)는 애완동물과의 교감이 스트레스 감소, 혈압 안정, 세로토닌·도파민 분비 증가를 유도한다고 밝혔으며, 이 과정에서 면역 기능이 향상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동물을 돌보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키우며, 이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뿐만 아니라 우울·불안 감소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우울한 감정을 자주 느끼는 아이일수록 면역력 저하가 동반된다는 보고도 있으며, 반려동물과의 교감은 이러한 정서적 요인들을 상쇄해 주는 좋은 역할을 합니다.

 

면역력과 관련한 반려동물의 주의사항

물론 반려동물이 항상 긍정적인 역할만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아이의 경우, 동물의 비듬, 털, 침 등에 의해 천식이나 피부 트러블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반려동물이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구충을 하지 않았다면 박테리아 감염이나 기생충 감염 위험도 존재합니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영유아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 정기 예방접종과 구충, 철저한 손 씻기, 청결한 실내 환경 유지가 필수라고 강조합니다.

또한, 미국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에서는 가족 중 알레르기 병력이 있다면 반려동물 도입 전 알레르기 반응 검사 및 전문의 상담을 권장합니다.
청소기 필터를 HEPA 필터로 교체하거나, 반려동물과 자녀의 침실을 분리하는 등의 환경 조성도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수칙만 잘 지킨다면, 반려동물은 아이의 면역력을 해치기보다 오히려 보호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반려동물과의 일상은 단순한 애완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특히 아이의 면역력 발달에 있어서 중요한 환경 요인으로 작용하며, 신체적·정서적 건강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임신 중부터 아이의 성장기 전반에 걸쳐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경험은 알레르기와 같은 면역 질환 발생률을 낮추고, 더 건강하고 회복력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가정에서 동일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반려동물 도입 전 충분한 고려와 준비가 필요합니다. 적절한 위생 관리, 알레르기 검진, 백신 접종 등의 수칙을 지키면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은 아이에게 건강한 면역력과 따뜻한 정서를 동시에 선물할 수 있습니다.